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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가 약해지는 이유

by 특수정찰인 2025. 4. 16.

 

미국 금리 정책 변화와 달러 가치, 그리고 글로벌 자금 흐름의 상관관계

2001년, 미국 경제는 빠르게 위축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대응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를 인하하며 경기 부양에 나섰습니다. 당시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은 불과 2년 만에 기준금리를 6%대에서 1%대까지 대폭 낮췄습니다. 1%대 금리는 당시로서는 전례 없는 저금리 정책이었습니다.

금리는 돈의 '가격'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돈이 풍부하면 금리는 내려가고, 돈이 귀해지면 금리는 올라갑니다. Fed가 기준금리를 1%로 낮췄다는 것은 결국 시장에 달러를 대규모로 공급해 돈을 흔하게 만들겠다는 의미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달러의 공급이 늘어나면서 달러 가치는 약세로 전환됐고, 낮은 금리와 약한 달러는 자금을 미국 외의 국가, 특히 금리가 높은 신흥국으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돈은 늘 금리가 높고 성장이 기대되는 지역으로 이동하는 속성이 있습니다. 당시 미국에서 뿌려진 달러는 높은 수익률을 찾아 이머징 마켓으로 흘러들어갔습니다. 동시에 주식시장 역시 유동성에 힘입어 활황을 보였습니다. 풍부한 유동성은 자산가격을 끌어올리고, 투자심리를 자극하며 주가 상승을 유도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흐름은 영원할 수 없습니다. 어느 시점에선 금리가 다시 인상되고, 유동성 공급은 축소됩니다. 실제로 Fed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긴축정책으로 돌아서면서, 달러 공급이 줄고 달러 가치는 다시 상승세를 탔습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자산시장은 위축되었고, 미국 외 지역으로 흘렀던 자금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티븐 젠(Stephen Jen)이 제시한 ‘달러 스마일 이론’이 주목받습니다. 이 이론은 미국 경제가 매우 좋을 때나 매우 나쁠 때 모두 달러 가치가 강해지는 현상을 설명합니다. 최근 시장에서는 이 이론에 따라 달러 강세를 예측했지만, 기대와 달리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그 원인으로는 여러 해석이 존재합니다. 첫째, 달러가 안전자산에서 이탈하는 조짐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있음에도 달러화 지수(DXY)는 하락하는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헤지펀드들의 레버리지 청산도 한 몫을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일본계 헤지펀드가 미국 국채 10년물에 대해 60배 레버리지를 적용한 베이시스 트레이드를 운용하다가 청산당했다는 루머가 돌았습니다. 베이시스 트레이드는 현물과 선물의 가격 차이를 이용한 차익거래 전략이지만, 고레버리지를 이용할 경우 시장의 작은 움직임에도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국채 금리 급등의 또 다른 원인은 은행들의 유동성 감소입니다. 회사채 금리가 오르면서 기업들이 은행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게 되었고, 이는 은행의 국채 매수 여력을 줄였습니다. 은행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기존 국채를 매도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국채 가격은 더욱 하락하며 금리가 상승했습니다.

또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재조정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미국 국채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독일과 일본 국채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환헤지 비용과 변동성 프리미엄을 감안할 때, 미국 국채보다 EU나 일본 국채의 매력이 높아진 것입니다.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미국 연준(Fed)은 기존의 전통적인 정책을 쉽게 사용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금리를 내리거나 양적완화를 단행하기 어려운 여건입니다. 대신, 대형은행의 SLR(보완적 레버리지 비율) 규제 완화나 BTFP(국채 담보 대출 프로그램) 재개 등의 제한적 조치가 거론되고 있지만, 이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결정적인 변곡점 중 하나는 미국의 세금납부 마감일인 4월 15일입니다. 이 시기에는 약 3천억 달러의 유동성이 세금 납부로 인해 시장에서 빠져나가게 됩니다. 이는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으로 이어지며, 시장에 추가적인 변동성을 야기할 수 있는 트리거가 될 수 있습니다.

 


요약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은 Fed의 금리정책, 달러 가치의 흐름, 미국 국채 시장의 변동성, 그리고 글로벌 자산 재배분이라는 복합적 요인들이 겹쳐 복잡한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국채 금리 급등과 관련한 헤지펀드 청산, 은행의 유동성 문제, 국제 투자자들의 자산이동 등은 향후 금융시장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의 움직임과 미국의 금리정책, 그리고 국채 수요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