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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튀르키예, 왜 갑자기 충돌하나?

by 특수정찰인 2026. 9. 20.

 

최근 국제정세에서 낯선 조합이 등장했다. 바로 이스라엘과 튀르키예의 충돌 가능성이다. 당장 두 나라가 전면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양국의 군사적 이해관계가 시리아에서 직접 부딪히기 시작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출발점은 2024년 12월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 붕괴다. 이란의 영향력이 약해진 시리아에서 튀르키예가 새로운 영향력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튀르키예는 새로운 시리아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군사·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를 경계하는 이유가 있다. 이스라엘에게 이란은 오랫동안 가장 큰 안보 위협이었다. 그런데 이란의 영향력이 약해진 자리에 튀르키예가 들어오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실제로 이스라엘의 나겔 위원회는 튀르키예를 새로운 잠재적 위협으로 거론했다.

 

튀르키예의 과거 행보도 이스라엘의 경계심을 키우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리비아다.

2019년 리비아 내전에서 튀르키예는 트리폴리의 정부를 군사적으로 지원했다. 바이락타르 TB2 드론 등을 활용해 전세를 뒤집었고, 그 대가로 지중해 해양권익을 확대했다. 군사적 개입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과 전략적 이익을 동시에 확보한 셈이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튀르키예의 시리아 개입을 단순한 외교적 지원으로만 보지 않는다.

여기에는 지중해의 에너지 문제도 얽혀 있다. 이스라엘은 지중해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수출하려 하고, 과거에는 이스라엘에서 키프로스와 그리스를 거쳐 유럽으로 연결하는 EastMed 가스관도 추진됐다. 반면 튀르키예는 자신을 중동과 유럽을 연결하는 에너지 허브로 만들려 하고 있다.

결국 두 나라의 경쟁은 시리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시리아의 영향력, 지중해 해양권, 유럽으로 향하는 에너지 통로​가 동시에 얽혀 있다.

 

긴장은 결국 실제 군사행동으로 이어졌다. 2026년 8월 이스라엘은 시리아의 아부 알두후르 공군기지를 공격했다. 이스라엘은 튀르키예군의 시리아 내 군사적 배치 가능성을 안보 위협으로 보고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 측은 이스라엘의 주장을 부인하거나 반박했다.

 

중요한 것은 양측의 주장이 엇갈린다는 사실보다, 이스라엘이 튀르키예의 시리아 내 군사적 영향력 확대를 실제 군사력으로 견제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곧바로 이스라엘과 튀르키예의 전면전을 예상할 단계는 아니다. 오히려 가장 현실적인 위험은 시리아에서 양국의 군사력이 우발적으로 충돌하는 상황이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도 여기에 있다.

튀르키예가 시리아에 어느 정도까지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할 것인지, 이스라엘은 어디까지 이를 허용할 것인지, 그리고 미국이 양국의 직접 충돌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결국 최근의 '이스라엘-튀르키예 전쟁설'은 갑자기 등장한 이야기가 아니다.

아사드 정권 붕괴로 생긴 시리아의 힘의 공백을 둘러싸고, 이란이 빠진 자리를 튀르키예가 차지하려 하자 이스라엘이 이를 견제하기 시작한 것이다.

 

전쟁은 아직 아니다.

하지만 중동의 새로운 갈등축 하나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과 튀르키예의 움직임은 앞으로 상당히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